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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보면서 맥주마셔야 하는데" 유통가, 화물연대 파업에 '울상'

노동계 대정부 투쟁

"축구보면서 맥주마셔야 하는데" 유통가, 화물연대 파업에 '울상'

월드컵 겨냥 맥주·안주 등 행사상품 마련해 놓은 주류·식품업계, 화물연대 파업 불똥튈까 노심초사
지난 9월 파업 내홍 겪었던 하이트진로·오비맥주, 출하량 늘리고 물량 직매장으로 미리 이동시키기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을 이틀 앞둔 지난 22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박종민 기자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을 이틀 앞둔 지난 22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박종민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4일부터 본격 운송 거부 파업에 돌입하면서 유통가도 긴장감 속에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당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던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업계는 주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우며 분주한 모습이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에 참여하는 하이트진로 노조원은 모두 130여명이다.

하이트진로측은 지난 9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출고량 감소로 홍역을 치렀던 만큼 물류창고로 완제품을 미리 보내며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총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주류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경기도 이천과 청주에 공장을 운영중인 하이트진로는 출고량이 10분의 1로 급감해 한때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오비맥주 역시 출하량을 늘려 직매장으로 최대한 많이 배송하는 한편,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임시 차량을 섭외하고 있다.

다만 이번 파업의 경우 지난 9월 파업때와 달리 물류 업무에 큰 차질은 예상되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겨울철인만큼 맥주 출하 물량이 여름 성수기에 비해 크지 않고, 파업이 예고돼 있어 업체마다 미리 출하 물량을 늘리는 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에 총파업 현수막을 단 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에 총파업 현수막을 단 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파업에 돌입하는 24일이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열리는 날이어서 맥주와 소주 등 소비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월드컵 특수'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한 편의점의 축구 대표팀 경기 당일 주류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축구 축제 기간 시간대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경기 시작 전 3시간부터 매출이 전주 대비 평균 20% 가량 상승하기 시작해 경기 시작 직전 1시간은 최대 73.4%까지 치솟았다.
 
맥주는 무려 145.7%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매출이 늘었으며 소주 45.6%, 막걸리 33.7%, 와인 21.8% 등 주요 주류는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주류와 동반 구매 상품인 안주류 역시 냉장안주 97.1%, 마른안주 91.3% 등 매출이 수직상승 했다.

풀무원과 CJ, 신세계푸드 등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축구를 보면서 맥주와 치킨을 소비하는 경향이 커 축구경기가 있을 때는 맥주와 관련 식품들 매출이 크게 상승한다"며 "월드컵 특수를 맞아 유통가가 여러 행사를 준비했는데 파업으로 영향을 받을지 내부적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화물연대는 24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전국 17개 본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 이들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 차종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오는 24일로 예고된 화물연대 파업 관련 정부입장 및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오는 24일로 예고된 화물연대 파업 관련 정부입장 및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은 화물연대 요구사항인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는 불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불법적 운송거부나 운송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 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집단운송거부를 단행하면 그 불복행위로 인한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정부에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는 성명을 내고 수출과 경제에 미칠 심각한 피해를 고려해 화물연대 측이 즉각 운송거부를 철회하고 차주·운송업체·화주 간 상생협력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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