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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었던 '포니 쿠페' 다시 만날 것"…현대차, 포니 디자이너와 복원

"우리가 잃었던 '포니 쿠페' 다시 만날 것"…현대차, 포니 디자이너와 복원

핵심요약

현대차, 1세대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복원 프로젝트 가동
주지아로, 1973년 현대차 합류…포니·프레스토·스텔라 등 제작 참여
주지아로 "과거 열정으로 디자인할 것이고 제작도 직접 참여할 것"
현대차,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결정…내년 봄 최초 공개할 예정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 참석한 현대차그룹 이상엽(왼쪽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과 조르제토 주지아로 GFG 스타일 설립자 겸 대표,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김승모 기자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 참석한 현대차그룹 이상엽(왼쪽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과 조르제토 주지아로 GFG 스타일 설립자 겸 대표,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김승모 기자
"여러분들은 예전에 우리가 잃었던 포니 쿠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업을 함께 해달라고 요청해 준 것에 대해 대단히 고맙다."

이탈리아 출신의 자동차 디자인 거장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24일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서 "포니 쿠페를 복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938년생으로 80세가 훌쩍 넘은 주지아로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다. 그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제의를 받고 1973년 현대자동차에 합류했다.

이후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 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1974 포니 쿠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제공1974 포니 쿠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 1세대 디자이너인 주지아로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이날 주지아로가 대표로 있는 GFG 스타일과 공동으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하기로 하고, 내년 봄 최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 노즈와 원형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을 특징으로 한다. 주지아로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 12'를 디자인할 당시 포니 쿠페를 참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비록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유실됐지만, 현재까지도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차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월 처음 공개된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Rolling Lab) 'N 비전 74'는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 참석한 조르제토 주지아로(왼쪽부터) GFG 스타일 설립자 겸 대표와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현대차그룹 이상엽(왼쪽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과. 현대차그룹 제공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 참석한 조르제토 주지아로(왼쪽부터) GFG 스타일 설립자 겸 대표와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현대차그룹 이상엽(왼쪽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과. 현대차그룹 제공
이날 행사에서 주지아로는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이 복원 작업을 해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과거의 열정을 가지고 저희가 디자인할 것이고 모델 제작도 제가 직접 할 것"이라며 "프로토 타입이 생산될 것이고 우리가 잃었던 쿠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복원 프로젝트) 일을 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참여에 너무 감사드리고 이 작업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유산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저를 비롯해 디자인 팀원 한 명, 한 명 가슴에 간직하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도 "세계적 디자인 거장인 주지아로와 함께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이 프로젝트는 역사적 가치 측면뿐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교류를 이어 가기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1974 포니 쿠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제공1974 포니 쿠페 콘셉트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주지아로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예술적인 분야 일부분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져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어떤 하나의 전시장에 있는 조각품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산업적 측면과 예술적 측면에서 자동차를 디자인하는데 자부심과 만족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지아로는 1999년에는 자동차 산업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전 세계 자동차 저널리스트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에 선정됐으며, 2002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날 토크쇼에서 스스로를 '연필 노동자'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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