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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없는 기자가 본 삼성·LG 신제품…TV의 미래는?

TV 없는 기자가 본 삼성·LG 신제품…TV의 미래는?

LG전자·삼성전자, 신제품 행사서 TV 체험해보니
주력 제품 기술 달라도 '압도적 화질' 차이 못느껴
직장인 평균 월급 333만원의 2~3배인 가격
디자인과 기능의 디테일 '취향'이 구입 좌우할 듯
글로벌 수요 둔화한 TV, 클라우드 게임서 경쟁 전망

    눈은 정직하다. 아니 콧대가 높다. 눈높이가 한번 올라가면 다시 낮추기 쉽지 않다. '아반떼 사러 갔다 그랜저 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평소 TV 없이 노트북 모니터에만 단련된 기자의 눈도 돌이킬 수 없는 경험을 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내놓은 TV 신제품 행사를 다녀와서다. 
 
의례적인 광고 문구인 줄 알았던 '압도적 화질'을 실감했다. 스마트폰과 모니터는 물론 영화관에서도 경험해 본 적 없는 화질이다. 영상이라는 생각보다는 TV 화면 속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LG전자의 주력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다. 글로벌 OLED TV 시장 1위가 LG전자다.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선보인 이후 10년 동안 '올레드 외길(?)'을 걸었다. 올레드는 LG OLED TV 고유의 브랜드다. 
 
삼성전자의 주력은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QLED TV다. 전 세계 TV 시장에서 17년 동안 왕좌를 지켜왔다. OLED TV가 프리미엄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올해 10년 만에 OLED TV에 도전장을 냈다.
 
OLED와 QLED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LG전자와 삼성전자의 TV 제품에서 뚜렷한 화질 차이를 느끼긴 어려웠다. 크기에 따른 가격 차이는 있다. 가격의 경우 최상위 제품 기준으로 웬만한 직장인의 월급을 훌쩍 넘는다. 2021년 월평균 소득 333만 원의 2~3배에 달한다.
 
LG전자의 올레드 TV 가운데 가장 큰 77형의 출고가는 900만 원이다. 
 
삼성전자 QLED TV의 최상위 제품(QNC900) 85형의 출고가는 1570만 원이다. 8K 화질을 포기한 최상위 제품(QNC95) 85형 출고가는 949만 원이다. LG전자와 같은 OLED TV의 경우 77형이 799만 원이다.
 
소비자의 선택은 두 회사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의 디테일에 따른 취향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TV를 '실내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 녹여낸 점이 눈길을 끌었다. TV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벽에 붙은 크고 검은 네모에 불과하다는 단점을 기능으로 극복했다.
 
LG전자의 경우 자동으로 움직이는 커버가 검은 화면을 가리고 1/3 정도만 남겨 시간과 날씨 정보를 제공한다. 인테리어에 '디지털'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앰비언트와 아트 등 모드를 이용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유화의 질감까지 살리면서 TV 하나로 집을 미술관으로 확 바꾼다.
 
    차별화는 기능 면에서 더 두드러진다.
 
LG전자는 TV용으로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webOS 23'을 탑재했다. 이 OS로 할 수 있는 여러 기능 중 하나로 MS(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재택근무 확대로 본격화할 홈오피스 시대를 준비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다른 디바이스와 '연결성'을 살린 것이 장점이다. 스마트폰으로 TV, 냉장고 등 집 안의 가전제품을 연결하고 실시간으로 에너지 효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글로벌 TV 시장은 둔화하고 있다. 모니터 역시 진화하면서 TV와 경계가 모호해지는 측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TV가 디바이스로 살아남기 위한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바로 클라우드 게이밍이다. PC나 콘솔 등 다른 디바이스 없이 인터넷만 연결된 상태라면 별도의 다운로드와 설치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클라우드 게이밍이다. 빠른 인터넷 속도와 안정성이 중요한 클라우드 게이밍은 △통신 △스마트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클라우드 게이밍을 위한 디바이스로써 TV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이머에게 시원한 크기와 압도적인 화질을 제공할 수 있는 게 TV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제조사별 또는 다른 기업과 협업을 통한 클라우드 게임 콘텐츠 확보가 TV 수요를 확보할 관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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