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노컷Biz

티마운트

세바시

"경영 공백 현실화되나"…윤경림, KT 대표 후보직 사의(종합)

"경영 공백 현실화되나"…윤경림, KT 대표 후보직 사의(종합)

윤경림, 이사회에 사퇴 의사 표명
차기 대표이사 후보 확정 보름만
정치권·검찰 수사 압박 작용한 듯
경영 공백 우려…외압 논란 불가피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KT 제공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KT 제공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인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데 이어 윤 사장까지 후보 자리를 물러나면서 KT의 경영 공백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전날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사의를 밝혔다고 전해졌다. 정치권의 사퇴 압박과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사회는 윤 사장의 후보직 사퇴를 만류하며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까지 회사를 생각해 버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놨다고 한다.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윤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KT 이사회가 내부 인사들로만 압축 후보군을 구성한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그들만의 리그' '사장 돌려막기' 등 수위 높은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윤 사장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관련 고발 사건이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다.

차기 대표 후보로 내정된 직후 윤 사장은 '지배구조개선 TF'를 구성하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내보였지만, 실제 대표직 선임 전망은 여전히 어두웠다. KT 지분 약 10%를 가진 1대 주주 국민연금이 정부·여당의 의견에 따라 윤 사장의 선임을 반대할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도 국민연금 측 입장으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윤 사장의 사의 표명은 이같은 불확실한 상황에 표 대결을 거쳐 대표직에 취임하더라도 정부와 1대 주주의 견제 속에서 정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 깔렸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윤 사장의 사의 표명에 당혹해하는 눈치이면서도 어느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엇갈린 시각이 감지된다.

윤 후보가 사의를 공식 발표하더라도 오는 31일 주총은 예정대로 열린다. 대신 대표이사 선임의 건은 의안에서 제외되고, KT는 이같은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앞서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윤 후보의 차기 대표 선임에 찬성안을 권고했다. 국내 자문사인 한국EGS평가원과 한국ESG연구소도 찬성 의견을 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가 윤 후보의 선임에 힘을 실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검찰 수사의 압박으로 윤 후보가 후보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잠시 잠잠했던 외압 논란은 재차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총에서 차기 대표를 선임하지 못하면 이사회는 원점으로 돌아가 선임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고, 이 경우 KT 초유의 대표 공백도 현실화된다.

0

0

[눈]으로 보는 우리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