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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전자‧11만닉스'…날개 펼친 반도체株에 증시도 '꿈틀'

'7만전자‧11만닉스'…날개 펼친 반도체株에 증시도 '꿈틀'

삼성전자 주가, 7만 원선 돌파
종가 기준 14개월 만에 '7만전자',
SK하이닉스 주가도 급등세…11만 원선 넘봐
'AI 붐' 올라탄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훈풍
반도체 대형주 놓고 증권가 '장밋빛 전망'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반도체 대형주들이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이면서 대외 변수가 짓누르는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모양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최대 수혜 회사로 꼽혀온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호실적 발표와 맞물려 크게 뛰면서 업황 개선 기대도 더욱 커지는 기류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훈풍'이 당분간 증시 분위기를 이끌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 7만 원선 돌파 마감…11만 원 넘보는 SK하이닉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8% 상승한 7만 3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7만 원 선을 넘어선 건 작년 3월 29일(7만 200원)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장중엔 7만 400원까지 오르며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총 3위 SK하이닉스 주가는 5.51%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10만 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5월 23일(11만 3천원) 이후 최고가다. 장중엔 11만 5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마찬가지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최근 10거래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폭은 각각 9.67%, 25.2%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은 각각 1조 7710억 원, 1조 2016억 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선두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 난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안한 대외 변수의 여파도 상쇄시키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5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한 뒤 잠시 주춤했다가 이날 다시 0.16% 소폭 오른 2558.81에 마감하며 지난달 18일 기록한 전고점 2582.23을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 주도장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감산 효과에 '엔비디아 훈풍'까지 겹쳐

 
지난달 삼성전자는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뤄오던 '메모리 반도체 감산 결정'을 내렸고, 시장엔 이를 토대로 실적 개선 기대가 확산했다. 감산으로 재고가 감소하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감산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AI 붐'도 시장의 반도체 업황 반전 기대를 한껏 키우고 있다. 대표 수혜주로 지목됐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24.37%나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전문 기업으로, GPU는 AI 학습‧운영에 쓰이는 두뇌 역할을 한다. 글로벌 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24일 올해 2~4월 매출이 71억 9천만 달러(약 9조 5195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는 10% 가량 웃도는 액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급증한 20억 4300만 달러(약 2조 7050억 원)였다.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한 게임 부문 매출이 줄어든 반면, AI칩을 비롯한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은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특히 5월~7월 매출이 월가 전망치를 50% 이상 웃도는 110억 달러(14조 56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호실적 발표와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데이터 센터 칩에 대해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 힘입은 주가 급등으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9390억 달러(약 1244조 2690억 원)로 불어나며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시총 1조 달러 이상인 기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 4개사 외엔 없다.
 

증권가 "기술 진보로 반도체 업황 반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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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들의 상승세가 '반짝 현상'으로 그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챗GPT 출시 후 빅테크 기업들의 AI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챗GPT 운영엔 다수의 엔비디아 GPU가 쓰이는데, 이 GPU엔 SK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이 탑재된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상승폭이 유독 큰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기존 기술에 기반한 반도체도 수요가 여전한데 감산이 이뤄지고, 여기에 AI 관련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며 "반도체 업황은 기술 진보 국면에서 불황에서 호황으로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번에 엔비디아가 그걸 보여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움직이면, 국내 증시도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을 막기 위한 미국 백악관과 의회 간 협상의 타결 여부는 증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 재무부가 디폴트 발생 추정 시점으로 제시한 날짜(현지시간 6월 1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이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타결'이라는 시장 예상이 맞아떨어질 경우 얼어붙었던 투심도 한층 누그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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