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자, 한화오션은 "범죄를 저지른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관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맞받아쳤다.
KDDX 개념설계 유출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몰래 취득한 KDDX 등 관련 군사기밀을 회사 내부망에 공유한 행위에 대해 지난해 11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이다.
그런데 지난 2월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 대표나 임원 개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는 않았다.
이에 경쟁사인 한화오션은 지난 3월 방사청 결정을 반박하는 기자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 정황"이라며 HD현대중공업 직원 신문조서 등 수사 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한화오션은 이와 함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 임원 등을 고발하며 군사기밀 유출 개입 여부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자 HD현대중공업 측은 지난 3일 한화오션이 일부 수사 기록을 짜깁기해 마치 자사 임원들이 기밀 유출에 개입한 것처럼 왜곡했다며 한화오션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한화오션은 7일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 임직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에 대한 한화오션 입장' 발표를 통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의 이번 고소가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관념과, 국가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 진술뿐만 아니라 공개된 증거 목록에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초 수사 당시 범죄를 저지른 직원이 지목한 '중역'과 그 윗선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관련 의혹 자료들이 모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빨리 해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