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불경기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은행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고 있다.
20일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무수익여신 잔액은 작년 말 2조 2772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 8988억 원으로 27.3%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은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뜻한다. 해당 기간 이들 은행의 총여신이 1295조 7838억 원에서 1334조 2666억 원으로 3.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폭이다.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18%에서 0.22%로 뛰었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이 연체된 여신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로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하는데, 가계보다 기업 대출에서 증가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작년 말 1조 5310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 9754억 원으로 29.0% 늘었다. 같은 기간의 가계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7462억 원에서 9234억 원으로 23.7% 증가했다.
고물가·고금리·불경기 등 어려운 환경을 견뎌내지 못하고 파산·청산 절차에 돌입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법원통계월보 등에 따르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올해 3분기 기준 1213건으로 전년 동기(738건) 대비 64.4% 늘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1~10월 한국 기업들의 부도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해 주요 17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