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반도체를 포함한 기존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 속에 자동차 산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 형제는 양사 통틀어 올 한해 약 71조원의 수출을 달성하며 주역으로 우뚝 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한국무역협회 기준 기간(2022년 7월~2023년 6월) 동안 545억달러(약 71조5천억원)의 수출금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국가 전체 수출금액인 6836억달러의 8%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인 2161조원과 비교하면 3.3%에 이르는 규모이며 올해 국가 예산(638조7천억원)의 11.1%, 올해 국세 수입(341조4천억원)의 20.9%와 맞먹는 금액이다. 올해 11월말 기준 외환 보유액(4170억8천만달러)에서도 13% 규모를 차지해 국내 외화 보유고 확대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이같은 공을 인정받아 현대차와 기아는 전날 열린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각각 300억불 '수출의 탑'과 2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대내외 여러 악재 속에서도 브랜드 합산 500억달러 수출로 우리 산업을 지탱했다는 평가다.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물류·서비스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자동차 산업의 연관 효과를 감안했을 때 500억달러가 주는 의미는 더 커진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500억달러를 웃돈 수출을 기록한 데에는 현대차·기아 임직원뿐만 아니라 부품 협력사들을 비롯한 국내외 파트너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무역수지에서도 역대급 흑자를 기록하며 한국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자동차 품목 무역흑자 규모는 447억달러로, 국내 전 품목 중에서 무역흑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올해말까지 이어지면 2014년 이후 9년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톱3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기아를 필두로 자동차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으로서 생산·조세·부가가치 창출 면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생산 면에서는 전체 제조업의 12.1%, 세수 면에서는 국세와 지방세의 10.8%, 부가가치 측면에서는 전체 제조업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인원은 약 33만명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294만명의 11.2%에 달한다. 직접 고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후방 산업에서 약 1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평균임금 역시 제조업 평균의 약 12%를 상회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1월 울산공장 내에 연간 20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기아는 지난 4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대 규모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했다. 오토랜드 광명도 일부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했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전기차 전용 공장이 완공되면 전기차 수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국가 경제에도 더욱 기여도가 커질 전망이다. 물론 이같은 성과를 기업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무역수지·생산·세수·고용 등 모든 부문에서 국가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이 미래 자동차 경쟁에서 더욱 약진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