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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에 고물가·고금리 긴장↑…환율 1400원 뚫나

중동정세

이란 공습에 고물가·고금리 긴장↑…환율 1400원 뚫나

핵심요약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국제 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른 고물가 부담에 '고금리 장기화 긴장'도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375.4원에 마감하며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란·이스라엘 사태는 올해 들어 발생한 국제 이슈 가운데 금융 시장에 대한 잠재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진단도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 대응반을 매일 가동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국제 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른 고물가 부담에 '고금리 장기화 긴장'도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强)달러 현상 심화 흐름 속에서 당분간 주식·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원·달러 환율 17개월 만에 최고…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중동 불안 겹쳐

지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5.4원에 마감하며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일 종가(1352.8원)와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 22.6원이나 급등했고, 작년 말 종가(1288.0원) 대비로는 상승폭이 87.4원에 달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충격이 지속됐던 작년 11월 초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6선을 넘어섰다.
 
이처럼 최근 들어 미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른 원인은 반등한 미국 물가 상승률과 맞물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시장의 '고금리 장기화' 긴장 때문이다.
 
한국시간으로 10일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3%대 중반으로 반등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엔 오는 6월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게 시장 다수론이었는데, 물가 불안이 다시 부각되자 이제는 9월에나 기준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해 연내 두 차례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 가능성에 따른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상황까지 최근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면서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강화됐는데, 13일(현지시간) 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이 현실화 되자 시장 충격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란 보복 공습 사태에 앞서 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무력 충돌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럽ICE선물거래소에서 12일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이란 사태, 잠재 시장 영향력 매우 커"…환율 1400원 돌파 전망도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이 고물가 불안을 증폭시키고, 이 불안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금리 기조 유지의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14일(한국시간) 통화에서 이란·이스라엘 사태에 대해 "올해 들어 발생한 국제 이슈 가운데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 영향력이 가장 큰 변수로 보인다"며 "주변국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눈 여겨 봐야 하는데, 사태가 더 커지고 장기화되면 유가·환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앞선 보고서에서 "달러 추가 강세시 1400원대까지 환율 상승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한 때는 외환위기 시기인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 연준의 광폭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졌던 2022년 하반기 정도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말인 이날 중동 사태와 관련해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전개 양상 등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기관 합동 비상 대응반을 매일 가동해 필요 시 적시에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다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농산물 가격과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금통위원 전부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물가·고금리 공포 속에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는 위축되면서 주식·가상자산 시장엔 당분간 하방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 때 6만 1593달러까지 급락하며 전날 고점(6만 9551달러) 대비 11.4%의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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