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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사장도 거뜬"…카이스트 '네발 로봇' 마라톤 도전한다

"모래 사장도 거뜬"…카이스트 '네발 로봇' 마라톤 도전한다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 '라이보 2' 17일 마라톤 완주 도전
지난 8월 마라톤 완주 실패…37km 지점서 배터리 방전

카이스트의 4족 보행 로봇 '라이보'가 달리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카이스트의 4족 보행 로봇 '라이보'가 달리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
모래사장에서 걷던 4족 보행 로봇 '라이보 2'가 점차 속도를 낸다. 잠깐 모래 더미에 빠지는 듯 싶더니 다시 일어서서 달린다. 모래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모래 바람을 일으키며 힘차게 달려 나간다.

카이스트는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라이보 2'가 오는 17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2024 상주곶감마라톤 풀코스(42.195km)' 완주에 도전한다고 15일 밝혔다.

기존 4족 보행 로봇의 최장 주행거리가 20km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거리다. 그동안 보행 로봇의 주행 거리는 대부분 실험실 내 통제된 환경에서 측정되거나 이론상 수치에 그쳤다.

카이스트 연구진은 1회 충전으로 43km 연속 보행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했고, 교내 대운동장에서 저장된 GPS 경로를 따라 보행하는 방식으로 4시간 40분에 걸쳐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마라톤 참여를 통해 실제 도심 환경 속에서 보행 성능을 입증할 예정이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라이보2'가 마라톤 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카이스트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라이보2'가 마라톤 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는 이번 라이보 2의 마라톤 도전이 4족 보행 로봇의 실용화 가능성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4족 보행은 지금까지 얼음, 모래, 산악 지형 등 험지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운용 시간이 한계로 지적됐다.

황보 교수팀은 로봇의 구동기부터 기계적 메커니즘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설계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동역학 시뮬레이터 '라이심(Raisim)'을 통해 강화 학습 기반의 효율적인 보행 제어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또한 실제 야외 환경에서의 보행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보행 손실 모델을 수립하고, 이를 다시 시뮬레이션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1년여 간 보행 효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렸다.

라이보 2가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서 달리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라이보 2가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서 달리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
연구팀은 지난 9월 '금산인삼축제 마라톤 대회'에 첫 도전을 했지만 완주에 실패했다. 37km 지점에서 배터리가 방전되어서다. 실험실 예상보다 10km 일찍 배터리가 소진됐다. 연구팀은 "실제 마라톤 코스에서 다른 주자들과 어울려 달리다 보니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잦은 가감속이 발생했다"고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실패를 발판 삼아 기술적 보완에 주력했다. PC에서 수행하던 관절 강성 제어를 모터 구동기에 직접 구현해 제어 효율을 높였고, 내부 구조를 개선해 배터리 용량도 33% 늘렸다. 이러한 개선으로 현재 직선 구간 기준 최대 67km 주행이 가능해졌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 육성센터와 ㈜라이온 로보틱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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