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산업활동 동향. 통계청 제공지난달 기업 생산과 투자, 가계 소비가 모두 전월 대비 줄어 '트리플 감소'를 보였다. 경기 전망도 어두워지는 모습이다.
생산은 석 달 연속 감소하다 8월 반등하는 듯했지만 9월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소비는 올해 내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투자는 9월 플러스였지만 10월 들어 마이너스로 접어들어 산업활동 전반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0(2020=100)으로 전월대비 0.3%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0.3%)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공공행정(-3.8%), 건설업(-4.0%)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대비 0.3% 감소했다. 다만 금융·보험, 보건·사회복지 등에선 증가했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통신기기·컴퓨터 등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대비 0.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줄어 전월대비5.8% 감소, 건설기성은 토목 및 건축에서 공사실적이 줄어 전월대비 4.0% 하락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보합, 미래 경기 예측 지표인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p 하락했다.
생산, 8월 반등하나 싶더니…9월 줄고 또 0.3%↓
광공업 생산은 광업 및 전기·가스업에서 줄었으나, 제조업에서 늘어 전월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광공업 출하는 광업 및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줄어 전월대비 4.2%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6.3%)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8.4%), 의료정밀광학(4.0%) 등에서 늘어 전월대비 0.4% 증가했다. 다만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 달 자동차는 사업체 부품사가 파업이 있었고 또 일부 사업체는 화재도 있었고 일시적 요인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출하는 화학제품, 식료품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 통신·방송장비 등에서 줄어 4.2% 감소했다. 내수출하는 보합, 수출출하는 9.0% 감소다.
제조업 재고는 석유정제, 화학제품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늘어 전월대비 1.2% 증가했다. 다만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2.7%로 전월대비 5.9%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4%) 등에서 줄었으나, 금융·보험(3.1%), 보건·사회복지(1.8%) 등에서 늘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운수 및 창고업은 창고 및 운송관련업, 항공운송업, 육상운송업에서 줄었으나, 수상운송업에서 늘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음식점 및 주점업, 숙박업에서 모두 줄어 전월대비 1.9% 감소했다.
정보통신업도 정보서비스업, 우편 및 통신업, 출판업에서 늘었으나, 영상제작 및 배급업, 컴퓨터·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방송업에서 줄어 전월대비 0.1% 감소했다.
올해 내내 부진한 소비…투자도 5.8% '뚝'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0.8%, 전월대비 0.4%씩 감소해 올해 내내 감소하는 중이다.
의복 등 준내구재(4.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5.8%)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 같은 경우는 전월도 마이너스고 전년동월은 8개월 연속 감소를 유지를 하고 있어서 지금 회복하거나 이런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마이너스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5.4%)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7.2%)에서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대비 5.8% 감소했다.
국내기계수주도 공공(-21.4%) 및 민간(-10.1%)에서 수주가 모두 줄어전년동월대비 10.6%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9.5%) 및 건축(-1.9%)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대비 4.0%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건축(-12.0%) 및 토목(-1.9%)에서 모두 줄어 9.7% 감소한 것이다.
건설업은 당분간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수주도 공공사업과 연관 있는 철도·궤도 등 토목(34.3%)에서 늘었으나, 민간 부문의 사무실·점포 등 건축(-22.9%)에서 수주가 줄어 전년동월대비 11.9% 감소했다.
공 심의관은 "건설기성은 전월비로도, 전년동월비로도 6개월 연속 감소라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부연했다.
통계청 제공경기전망 '먹구름'…정부 "정책 대응 강화"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 서비스업생산지수 감소에도 광공업생산지수, 내수출하지수 등 증가로 전월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p 하락했다. 기계류내수출하지수와 장단기금리차 등이 증가했지만, 코스피와 건설수주액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3.25%에서 3%로 0.25%p 추가 인하하면서 내년 우리경제가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1.9% 성장을 달성할 걸로 전망했다.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쏠림으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엔 한계가 있는 만큼, 재정 차원의 부양책이 요구된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이날 통계청 발표 직후 "민생의 어려움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신정부 출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경제활력 제고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금융·외환, 통상, 산업 3대 분야 범정부 대응체계를 가동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소상공인·자영업자 추가 지원방안 마련 등 내수·민생 회복을 조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