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등 '4인 연합'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3일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 등 '4인 연합'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고 '4인 연합'을 결성했다. 킬링턴 유한회사는 라데팡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4인 연합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에 신청된 이번 가처분 신청은 임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의안별로 100억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 결정도 요청됐다.
4인 연합은 해당 가처분 신청에 대해 "오는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약 41.42％ 주식의 의결권이 회사 및 주주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사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임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려 한다면서 "이는 회사의 적법한 의사결정 체계를 거치지 않고 형제 측의 사적 이익 달성을 위해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임 대표이사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전무로 강등시키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 지지자를 고위 임원으로 채용했다는 점 등을 예시로 들었다.
4인 연합은 오는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이 상정된 데 대해 "보복성 해임"이라며 "대표이사로서의 선량한 관리 의무와 충실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가처분 신청과 관련 한미사이언스는 임 대표가 오는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반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어떤 법령이나 정관, 이사회 규정에서도 대표이사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정하고 있는 것이 없다"며 "이미 이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소집된 임시주총이기에 법적, 절차적 흠결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0월 송 회장 요청에 따라 한미약품 이사 개임(해임·재선임)의 필요성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 철회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에 대해서는 "독립경영이라는 미명 하에 그룹 전체 운영에 혼선을 초래했다"며 "금번 임시주총에서 해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과 관련해서는 개인적 지위를 이용해 박 대표에게 개인적 지시를 내렸고 한미약품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미약품) 주주총회에서 "박재현, 신동국을 해임할 것"이라고 재차 예고했다.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신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가 4인 연합 측 5명, 형제 측 5명으로 5대 5 동률이 됐다. 양측 누구도 확실한 승리를 하지 못하면서 경영권 쟁탈을 위한 우호 세력 확보 경쟁은 앞으로 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