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109차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12·3 비상계엄 시도 사태로 노정 관계도 악화됐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중단되고, 노동계의 정권퇴진 투쟁이 본격화해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력이 소멸되는 양상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이달 12일 개최 예정이던 '계속고용 방안 마련 토론회'를 내년 1월로 잠정 연기한다고 6일 밝혔다. 노동계 참여자인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중단에 따른 연기다.
경사노위는 사안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감안해 1월에는 토론회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노사정 주체들과 긴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권기섭 위원장은 "고령자 계속고용 의제는 시급한 국가적 과제"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흔들림 없이 사회적 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경사노위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주도로 계속고용과 정년연장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목적이다. 노동계·경영계·공익위원 각 주체의 입장이 제시되고 관련 질의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었다. 경사노위는 주요 쟁점의 정리는 물론, 대안까지 토론회에서 마련되기를 기대한 상황이었다.
박종민 기자한국노총은 그동안 경사노위에서 근로시간 개편 등 노동정책에 대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노측 채널을 맡아왔다. 지난 10월 공무원과 교원 대상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관련법 개정 2년만에 노사정 합의로 도출하는 성과도 냈다.
그러나 12·3 계엄사태가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한국노총은 국회 의결로 계엄이 해제된 4일 당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를 사회적 대화 상대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대통령 퇴진시까지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1999년 탈퇴한 '강경파' 민주노총과 달리, 노사정 대화에 협조적이었던 한국노총의 참여 중단은 현 정부 노동정책의 추동력을 상당 기간 박탈할 전망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109차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경사노위를 완전 탈퇴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퇴진 의사를 밝히거나, 헌재 선고로 파면되는 등 '다른 정부'가 되면 복귀한다"며 "토론회를 1월에 열려면 그 전에 대통령이 퇴진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계엄사태는 노동계의 동계투쟁도 촉발시켰다. 계엄사태 전 예고된 파업들도 정권퇴진 투쟁이라는 명분을 부여받게 됐다. 민주노총은 대통령 퇴진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날까지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조와 전국금속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파업도 진행됐다. 공공운수노조도 7일 총파업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민주노총은 지난 4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등지에서 매일 정권퇴진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특히 7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릴 윤석열퇴진운동본부 주최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양대노총이 참여한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정국이 재현될 수 있다. 당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의결 여부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으나, 노동계는 매주 토요일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