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미 항만노조의 파업가능성, 관세 인상 등으로 해상 운송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12일 상의회관에서 대한상의 물류위원회 주최로 '트럼프 2.0시대, 2025년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트럼프 집권 2기 정책변화에 따른 교역환경,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을 점검하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트럼프 1기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세 차례 관세 인상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인위적으로 미국 수입 수요가 앞당겨지면서 해상운임 변동성이 심화되는 등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대한상의는 "내년 1월 트럼프 2기 관세부과 발표와 미국 항만노조 협상시한 만료에 앞서 제조업체들의 완제품 밀어내기 선적 증가로 운임의 추가상승 여지가 큰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세미나 취지를 설명했다.
해상운임은 코로나 기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초 홍해 사태로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선박이 늘어나고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운임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항만노조의 파업가능성,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관세 인상 등이 예정돼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특히 해상운송 수요 증가 및 운임상승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 제공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미물류공급망센터장은 "트럼프 2기는 무역적자 해소, 제조업 육성, 중국 견제 등을 목표로 관세정책과 미국 내 법인세 감세정책 등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면서 "트럼프 2기의 강력한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은 단기적으로 물류창고, 트럭킹(화물운송), 라스트마일(배송) 분야에서 인력난과 임금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연주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국내 물류시장에 대해 "택배, 배달 등 생활물류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지난 10년간 물류산업 매출액이 연평균 7.4%씩 성장해 왔다"면서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으로 풀필먼트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면서 내년에도 이러한 성장세는 이어지겠지만 물류에 대한 니즈가 세분화되어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물류 효율성·생산성 향상을 위한 물류시스템 스마트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해운시장 전망 강연에 나선 배성훈 삼성 SDS그룹장은 "내년은 새롭게 재편되는 해운동맹 체제와 미협상 상태인 미 동부 항만노조 파업, 그리고 미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관세 부과 우려로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항공시장 전망 강연에 나선 LX판토스 엄승준 항공 MI 팀장도 "내년에는 트럼프 2기 관세 인상 예고로 인해 북미향 항공수요 변화가 예상된다"며 "아울러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탈중국화에 따른 공급망 다각화로 베트남, 인도 등 동남아 및 남아시아 지역, 그리고 중국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중동 및 라틴아메리카향 항공수요 증가 등 항공수요 흐름의 재편이 전망된다"고 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유통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 걱정"이라면서 "미국의 고율 관세부과가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의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어질 경우 내년 물류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복량 확보, 물류바우처 지급, 물류인프라 지원 등 기업지원 정책과제를 적극 발굴·시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영수 대한상의 물류위원회 위원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심충식 ㈜선광 부회장,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등 주요 물류기업의 대표들과 함께 150여명의 물류종사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