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노컷Biz

티마운트

세바시

SVB 파산 후폭풍에 물가불안 겹쳐…주식시장 '검은 화요일'

SVB 파산 후폭풍에 물가불안 겹쳐…주식시장 '검은 화요일'

미국시장 불안 뒤늦게 반영…外人 투매
코스피 2.56%, 코스닥 3.91% 급락
작년 9월 이후 최대폭 하락
오늘 밤 美 물가 발표에 또 요동칠 수도

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위해 SVB 본사 정문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위해 SVB 본사 정문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의 후폭풍이 14일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이날 밤 발표될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둘러싼 불안 심리까지 가중되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 모두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1.63포인트(2.56%)나 빠진 2348.97에 마감했다. 작년 9월 26일(3.02%)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가 2350선 밑에서 마감한 건 올해 1월 6일(2289.97) 이후로 처음이다. 외국인이 홀로 6383억 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4%에 육박했다. 전 거래일 대비 30.84포인트(3.91%) 급락한 758.05에 마감했다. 마찬가지로 작년 9월 26일(5.07%)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외국인이 2447억 원, 기관이 2607억 원 어치를 투매했다.
 
주시할 수밖에 없는 SVB 관련 뉴스. 연합뉴스주시할 수밖에 없는 SVB 관련 뉴스. 연합뉴스
이 같은 국내 증시의 급락세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에선 간밤 뉴욕 증시가 SVB 파산에 따른 미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이자 불안 심리가 국내로 전이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5% 하락 마감했다. 특히 은행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는데,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전장 대비 61.83% 폭락했고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47.06%), 팩웨스트 뱅코프(21.05%), 찰스 슈왑(11.57%)의 낙폭도 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에 있는 로고. 연합뉴스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에 있는 로고.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SVB 등에 대한 고객 예치금 전액 보증을 골자 삼은 대응책을 발표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등판해 "은행 시스템은 안전하다.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음에도 투자 심리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이날 통화에서 "SVB 사태와 맞물린 미국 증시 낙폭이 국내 증시 낙폭보다 컸다. 오늘 국내 증시 하락은 미국 시장과의 눈높이 맞추기"라며 "어제 국내 증시에 반영 안 됐던 불안 심리가 하루 만에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SVB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의 대응이 긍정적으로 반영돼 소폭 올랐는데, 정작 미국 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투심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또 "오늘 밤 발표될 미국의 2월 CPI 관련 리스크를 헷지(위험 회피)하려는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국내 증시 약세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SVB 사태 이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 달 금융 안정에 초점을 맞춰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급속도로 확산한 가운데,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해당 전망이 흔들리면서 시장이 또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 데이터를 보면 연준이 오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이날 기준 43.17%에 달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제로'였다. 나머지 56.83%는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소폭 인상 전망이 우세하지만 워낙 '동결' 전망이 빠르게 번진 상황인 만큼, 실제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라도 올릴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처럼 변수가 산적한 만큼, 당분간 위험자산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 밖에 없어 신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변동성 확대가 국내 증시로 전이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3월 FOMC 이전까지 SVB 사태 관련 뉴스 흐름에 영향을 받으면서 금리 인상 강도를 둘러싼 컨센서스가 수시로 뒤바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0

0

[눈]으로 보는 우리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