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공개된 외신인터뷰에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참견할 필요가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묻자 "중국은 우리의 책임과 이익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지 않든 다른 사람이 이래라저래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오 대변인은 특히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이고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잘 처리할 능력, 자신감, 지혜가 있다"면서 "한국은 남중국해의 당사자가 아니니, 참견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날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인태(인도.태평양)지역은 북한의 핵 위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요인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의 규칙 기반 해양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과 관련해 "중국, 러시아, 북한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대외 여건이 다르며 이에 따른 이해관계도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는 상호존중, 호혜 및 공동이익에 따라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대만해협에서의)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타 죽을 것"(친강 전 외교부장),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왕원빈 외교부 대변인) 등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한중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