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위법 행위를 보다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8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장기·간접투자 하기 위해선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해상충·고객자금 유용 등 위법이나 위규 사항이 발견된 금융투자사는 연기금 운영이나 공적 영역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도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거래소에서 퇴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화가 계속 있는 동안에는 우수 기업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어렵다"며 "성장 동력을 가진 스타트업 등에 돈이 갈 수 있도록 '옥석 가리기'가 명확하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외국은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이 기업 문화로 정착돼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1년만 하는 배당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분기·기준 배당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5월 중 미국 뉴욕 등 금융 선진국에서 민관 합동 IR을 계획해 4~6월 사이 구체화될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해외 투자자에게 설명할 기회를 준비 중"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짧게 보면 상반기 중 발표할 내용, 길게 보면 현 정부 3년간 일관적으로 추진할 노력"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배상안이 내달 초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사와 투자자 간 '책임 분담 기준안'에 대해 "초안은 마무리가 된 상태로 다음 주말을 전후로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어 "(금융사들이) 소비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적절한 원상회복 조치를 한다면 제재·과징금 감경 요소로 삼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과거 이익은 손실에서 공제하고 증권사 가입자는 배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성급한 결론"이라며 "사모펀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다양한 경험이 있고, ELS 손실 분담안은 다양한 이해관계와 요소를 반영하는 형태"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