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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모스크바 테러 '우크라 배후설' 제기…양국 갈등 최고조 전망

푸틴, 모스크바 테러 '우크라 배후설' 제기…양국 갈등 최고조 전망

러시아 테러 용의자 11명 모두 체포
당국, 테러 배후로 우크라이나 언급
우크라, 러시아 측 주장 맹비난 일축
전쟁서 촉발된 갈등 재차 증폭 양상

연합뉴스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방화 테러의  용의자들이 모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140명대로 늘어나 시간이 갈수록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언급하는 동시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러시아 측의 주장에 우크라이나가 맹비난으로 일축하면서 전쟁으로 인한 양국의 갈등이 한층 더 증폭되는 양상이다.

타스·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23일(현지시간)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테러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들의 차량에서는 마카로프 권총, AK-47 소총의 개량형인 AKM 돌격소총 탄창, 타지키스탄 여권 등이 발견됐다고 전해졌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 측에서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검거된 용의자 중 샴숫딘 파리둔(26)은 텔레그램에서 신원 미상의 '전도사'라는 인물로부터 50만루블(약 730만원)을 약속받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FSB는 이같은 진술을 토대로 추가 공범이 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어느새 100명대를 훌쩍 넘었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는 현재까지 테러로 숨진 이들이 총 133명이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143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최소 3명 이상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피해 규모가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하는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배후설은 FBS가 먼저 "핵심 용의자 4명이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됐다"고 밝히면서 점화됐다.

브랸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지역이다. FBS는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FBS의 이같은 주장에 푸틴 대통령이 가세하면서 우크라이나 배후설은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며 우크라이나와의 연관성을 직접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롭고 무방비 상태였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계획된 조직적인 대량 학살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 범죄를 저지른 모든 가해자와 조직은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관계위원장도 "테러 공격 조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흔적이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며 "잔혹한 키이우 정권이 테러리스트를 고용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거들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측은 테러와의 연관성에 철저히 선을 그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등 쓰레기들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 한다. 그들은 늘 같은 수법을 쓴다"며 "하루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이번 일로 러시아 시민을 상대하는 대신 우크라이나로 떠넘길 방법을 생각해냈다. 모두 뻔하게 예측가능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공연장 테러 공격에서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의 흔적'을 언급할 것은 예상된 일"이라며 "러시아 정보당국의 주장은 전혀 지지할 수 없고 터무니 없다. 우크라이나를 테러 공격에 연결하려는 어떤 시도도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테러 사건은 22일 저녁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벌어졌다.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 뒤에 인화성 액체를 뿌려 공연장 건물에 불을 질렀다. 사건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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